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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onf - 키보드 다이어트 시키기

bbconf - 키보드 다이어트 시키기

2025년 1월 11일 토요일에 bbconf에서 진행했던 발표의 정리본입니다.
BBConf
백준푸는방 컨퍼런스

들어가기 전에...

개발하면서 취미가 리듬게임인 사람들은 키보드를 하루에 N시간 넘게 사용하는 편입니다. 이에 최근 손목 통증을 느끼고 있어서, 스플릿 키보드를 몇달간 사용 중입니다.

키보드 오래 사용하면 어깨가 자연스레 모아지면서 목부분이 긴장되고는 하는데,
스플릿 키보드는 어깨를 자연스레 펼수 있도록 해주면서 장기간 타이핑시 확실히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스플릿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은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이렇게 작은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사실 그냥 스플릿키보드 바이럴하러 왔습니다.

키보드 배열

보통 키보드라 하면 분리되지 않은 노멀스태거 키보드들을 지칭하는데, 굳이 노멀스태거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풀배열 > 텐키레스 > 75% > 60% 순으로 작은 키보드를 사용해 왔고, 현재 60% 배열 한대는 게임용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손목이 아프다 하면 완전 분할 스플릿 키보드보다는 앨리스 배열로 많이들 입문하는것 같습니다. 저도 keychron 사의 K15 PRO 모델을 나오자 마자 직구해서 사용했었는데, 주력 키보드로 거의 1년 가까이 사용했던거 같습니다.

K15 PRO
K15 PRO

앨리스 배열과 별개로 스플릿키보드는 격자판에 비슷한 생김새를 취하고 있는데, 보통은 컬럼스태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컬럼스태거 배열의 경우 손가락이 좌우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보통 다른 손가락으로 누르는게 편하고, 한 개의 손가락은 상하로 움직이는게 편하기 때문에, 손가락이 움직이기 편하도록 키를 세로 축방향으로 정렬해 사용하게 됩니다.

오쏘리니어 배열은 가로세로가 완전히 바둑판처럼 정렬된 배열을 의미하는데, 스플릿 키보드보다는 일반 50% 배열이나 40% 정도의 미니 키보드에서 보입니다.

Keychron Q15 PRO MAX

여담으로 키크론이 앨리스배열이나, 오쏘리니어나, 40% 키보드 같은 변태키보드를 꽤나 꾸준히 내는 제조사 중 한 곳입니다. 커스텀 키보드에 대한 부담 없이 무난하게 입문해보기 좋은거 같아요.

이걸도대체어떻게씀???

4x6 배열

보통 인체공학 키보드라는것들은 대게 75%배열이나 60% 배열 부터 시작하는데, 그것보다 큰 배열의 경우 손의 가동범위가 너무 넓어져서 인체공학 키보드를 구매하는 의미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엄지손가락이 어떤 키를 주로 누르는지를 고민해보면,

  • space
  • mac 사용자의 경우 cmd

정도의 키를 처리합니다.

반면에 새끼손가락의 경우에는

  • ctrl
  • win
  • alt
  • shift

정도의 키를 처리합니다.

새끼손가락으로 처리해야하는 키의 개수가 엄지손가락의 그것보다 많은데, 새끼손가락은 엄지손가락에 비하면 쓸수 있는 힘도 굉장히 제한적이고 힘줄도 약지와 공유하는 연약한 손가락입니다.

힘이 더 강한 손가락이 더 많은 키를 처리해주는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에

  • ctrl
  • win/cmd
  • alt
  • spacebar

키를 모두 몰아 넣어서 사용할 수 있고, 이 경우 60% 키보드에서 제일 밑 가로줄 하나를 엄지손가락이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엄지손가락에 키가 몰려있는 배치를 썸클러스터 라고 부릅니다.

Moonlander

인체공학을 보다 추구하는 키보드들의 경우 엄지손가락이 접근하기 편리한 각도를 만들기 위해서 위의 사진처럼 썸클러스터가 기울어진 형태로 나오기도 합니다.

3x6 배열

4x6 배열이나 혹은 그것보다 큰 5열 이상의 배열의 경우, 스플릿 키보드 내에서도 손가락이 한번에 닿지 않는 위치들이 존재하고 이를 위해서 손목을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손목의 부담을 줄이고자 스플릿키보드가 고려되는 만큼, 손목이 제 자리에서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 하기 때문에, 손가락이 조금만 움직여도 모든 키들에 닿을수 있게끔 세로 열의 갯수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shift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Fn키를 하나 만들어서, 숫자열을 영문자와의 키 조합으로 합쳐줄 수 있습니다.

3x6 배열에서는 lshift가 일반 배열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 키보드와 동시에 사용하기 보다 편합니다.

게임을 해볼만하다고 ppt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FPS 게임을 하는 분들에게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 숫자버튼을 사용한 무기 교체가 불편해짐 )

커스텀 스플릿키보드는 게이밍 키보드의 입력 성능에 비해 뒤쳐지는 경우가 매우 많으니 게임은 다른 키보드에서 합시다...

3x5 배열

4x6에서 썸클러스터를 도입한 발상이 새끼손가락의 부담 저하였다면, 3x5배열은 새끼손가락의 부담을 한층 더 줄여주기 위해 고민된 배열입니다.

새끼손가락이 사용하는 키를 3~4개 수준에서 제한함으로써 새끼손가락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며, 이를 위해

  • esc
  • shift
  • tab
  • backspace
  • enter

등등을 포기합니다.

QMK Firmware
Open-source keyboard firmware for Atmel AVR and Arm USB families

3x5 배열부터는 QMK/ZMK 계열 커스텀펌웨어 없이는 거의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인데, 해당 소프트웨어들에서 지원하는 combo 기능과 tab-hold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커스텀 키보드라고 해봤자 아두이노 쬐끄만거 달아놓는 셈이므로, 키 하나가 여러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소스코드를 수정한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실제로 소스코드를 수정해서 펌웨어를 빌드하기도 하던데, 기본적으로 요새는 펌웨어가 올라간 채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콤보

Combos | QMK Firmware
Documentation for QMK Firmware

두개의 키를 동시에 입력했을 때 또다른 새로운 키를 입력할 수 있게 합니다.

일종의 단축키 처럼 생각해줘도 되는데, 다른 점은 ctrl 같은 modifier key를 별도로 입력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조합의 단축키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탭홀드

Tap Dance: A Single Key Can Do 3, 5, or 100 Different Things | QMK Firmware
Documentation for QMK Firmware

탭댄스라고도 부르는 탭홀드는 하나의 키를 얼마나 오래 눌렀는지, 연속으로 몇번 입력했는지에 따라 다른 키를 입력합니다.

그 특성상 tapping term을 조절하면 굉장히 많은 갯수의 키를 할당해서 사용해 줄 수 있고, 보통은

  • 단일 탭
  • 더블 탭 ( 따닥 )
  • 홀드
  • 단일 탭 + 홀드

정도의 4개 기능까지만 구분해서 사용하는것 같습니다.

탭홀드의 가장 대표적인 사용처로

home row "ㅁㄴㅇㄹ" 키를 홀드하고 있을때 shift같은 키들을 입력하게 하는 home row mod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3x5배열에서는 shift키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내기 힘들어 거의 대부분 사용되는 편입니다.

여기부터는 키보드에 레이어를 4개 이상 쓰게 되는 편이고, 더 나아가는 경우는 쿼티배열을 포기하고 콜맥 배열이나 자체적으로 고민한 배열을 쓰는 분들도 보입니다.

실용적인 이야기들

스플릿을 고민할때 많이들 고민하는 부분이 B키입니다

B를 누르는 손가락이 한국어냐 영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Y키에서도 이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들도 타이핑 습관에 따라 간혹 있습니다.

앨리스 배열의 경우 이 문제를 B를 단순히 양쪽에 배치함으로서 해결하였고,

스플릿 키보드에서 이걸 끝까지 적응 못하시는 분들은 NM 두 키의 콤보키로 B를 입력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B키를 적응할때 아예 키보드 사이를 완전히 멀게 배치하고 사용하는게 좋았습니다. B키의 적응보다는 오히려 컬럼스태거 배열 자체가 훨씬 어색하게 다가왔던것 같습니다.

애초에 오른쪽의 제일 밑 열을 BNM... 순으로 배치하셔도 무방하기 때문에

많이 거론되는 만큼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었습니다.

노트북 키보드 등의 일반적인 키보드에서 qmk 펌웨어의 역할을 시뮬레이션 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는듯 합니다.

리눅스 쓰시는 분들은 커널단에서 저걸 처리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니 찾아보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스플릿키보드에서 사용되는 콤보들 중에서 일반 키보드에 도입해도 좀 편리하겠다 싶은 것만 뽑아서 가져와봤습니다.

당연하게도

  • 노트북의 일반 배열에서 타이핑
  • 60% 게이밍 키보드를 사용해 윈도우에서 게임하기

등등의 이유로 일반 키보드와 스플릿키보드를 둘 다 사용하기 때문에 평범하게 혼용할 수 있습니다.

스플릿키보드는 키보드와 키보드 사이의 공간이 확보되어서 그 사이에 잡다한 물건들을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정 반대로 말하자면 마우스를 위한 공간이 오른쪽으로 상당히 밀려나기 때문에 마우스 활용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 오타쿠게임하기
  • 밥찷여먹기

를 키보드 사이에서 합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키보드에 트랙볼이나 터치패드가 내장된 스플릿 키보드들이 일부 있으며, 이 경우 이걸 아예 의자에 달거나 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완전무선 스플릿키보드의 경우에는 침대에 누워서도 활용해볼수 있습니다.

결론

작은 키보드들에는 로망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x6에 트랙볼들어간게 제일 실용적인 느낌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