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회고를 준비하면서, 지난 몇년간의 회고를 다시 읽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회고를 그래도 꽤나 꾸준히 써온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되짚어보면 매번 회고가 나열법으로 작성되어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4년 1년은 환경과 심경 모두 꽤나 격변한 년도였기 때문에 회고에서 조금 더 잡다한 이야기를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발
올해는 의외로 예년과 다르게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던 것은 결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잘 풀리지 않았던것 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최근 몇개년의 회고에서 제기되어왔던 문제점인
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던 년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 장학금 방어를 위한 학과 공부
- SWM 15th 과정 진행
- 동아리 회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업무 진행
- 동아리 운영진으로서의 회의 참석
- 알고리즘 경시대회( icpc, ucpc )
등등을 전부 챙겨가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어 나름 몇가지를 놓아보려고 애써봤던것도 같습니다.
페이퍼 스펙
올해의 활동을 끝내며 페이퍼 스펙만큼은 충실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득바득 끌어모아왔던 페이퍼스펙들입니다. 2016년것까지 가져다쓰는데에서 진짜 악독함을 느낄수 있습니다. 지금의 제가 갖출수 있는 표면상의 스펙과 숫자로는 얼추 한계치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제 15기 과정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발전은
실무에 가까운 다양한 유형무형의 경험들이었던것 같습니다.
사실 묘지기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1초 안에 해답 출력하고 죽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는데에만 열심히 공부해왔었습니다.
실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데에 있어 대략적인 틀을 보고 전체를 흐릿하게나마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다시말하자면 전장의 안개가 걷힌것과도 같은 느낌이 된 것 같고, 소마에서 모두가 이것이 보통이라는 양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것들을 빨리 익혀 따라잡아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안감
정신없었던 23년도, 24년도를 거쳐 대학교 2학년까지가 끝나게 되었습니다. 누가 칼을 들고 협박하지는 않았지만 3학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고등학생 때 대학교 3학년이라는 존재는 한없이 어른이고 멀었던 것만 같은데, 지금은 바로 세달 앞으로 다가와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최근 소마 과정과 학교생활의 병행, 장기간의 수면부족 등의 다양한 이유로 수면 패턴이 완전히 깨져있었고, 이로 인해 우울감도 없잖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는 많이 회복된듯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꽤나 좋은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루틴화된 스트릭
술자리를 가지고 만취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스트릭풀려고 일어나는 것을 보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백준 스트릭을 이어나가는 것이 완전한 습관으로 자리잡은듯 합니다.
안 하는것보다야 하는것이 낫고 실제로 bronze ~ silver 정도의 쉬운 문제를 푸는데 걸리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아진듯 하여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교류들
너무 많은 사람들과 만났던 올해였기에 인지 과부하로 당시에는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회고해보자면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저에게 꽤나 좋은 기회가 되었지 싶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의식적으로 알고리즘 문제풀이 관련 활동과 거리를 조금 두고 있는 편인데, 개발 분야에서 몰두하여 활동하고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뵐 수 있어서 좋았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소마와 GDGoC에서 활동했던 내용들이 있는데,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에서는 각 멘토님들의 개성이 굉장히 뚜렷하신 분들이셔서 서로간에 겹치는 영역이 크지 않았고, 다양하게 이것저것 쑥쑥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건국대학교에 가서 발표를 진행했던 일이나,
아니면 서강대학교에서 현직자 세미나 등등을 청강했던 것이 올해의 후반기에서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짐
올해 1년은 정말 개같이 벌어서 개같이 쓴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개발 환경을 개선하고 작업 능률을 올려보리라 다짐했었고 그것이 얼추 이루어진듯 하여 2025년의 발판으로서 사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자취방을 구하여 서울에 완전히 정착하였습니다
수면부족이 아니더라도 원래 수면시간이 긴 편이 아니라서, 룸메이트들과 생활 시간대의 차이로 인해 양쪽 모두가 피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손목건강을 신경써 스플릿 키보드에 입문하였습니다.
오른 손목에 유의미하게 통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 SWM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으로 개발 기기가 맥북이 되었습니다.
맥북에서 거론되는 단점 중에 화면분할이 불편하다 가 있는데, 저는 오히려 맥os로 건너오고 창을 너무 많이 켜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맥os의 1화면 1창 정책이 집중력을 유지하기에 꽤나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자취방이 됨에 따라 모니터도 듀얼모니터 셋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모니터는 다다익선이고 거거익선이라 생각합니다.
성찰의 기회
올해에는 우울감이나 불안, 번아웃 등이 겹쳐져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만, 그게 딱히 부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때 즈음부터 만성 수면부족에 시달려왔기에, 언젠가는 겪을 일이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해결법을 찾고자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러한 시도와 저의 회복에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소마를 통해 바깥을 보았던 것 뿐만 아니라 제 속도 깊게 들여다볼 기회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치열하게 생각해왔던 한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들
산업기능요원
1학년때 4등급 보충역을 받은 바 있고, 따라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거나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본가가 공무원이 많기로 유명한 도시 세종이기 때문에 학교나 관공서가 많아 공익근무요원의 근무요건도 꽤나 좋은 편이라 고민하였습니다만, 최근 느끼는 실무를 경험해보지 못하였다는 불안감이나 "소프트웨어" 를 만들어봐야 겠다는 욕구가 강해짐에 따라 산업기능요원 근무를 선택하지 싶습니다.
그동안의 다양한 활동을 본 블로그 등으로 기록에 잘 옮겨두었기에 레주메 작성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듯 하나, 어떻게 하면 보다 괜찮은 기업에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알고리즘 경시대회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쪽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알고리즘 경시대회에 대한 보다 소홀한 관심을 의미합니다. 알고리즘 경시를 앞으로 계속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았었습니다.
결론은 생각보다 금방 내릴 수 있었는데, 제가 취업에 성공하면 PS를 그만두게 될까? 라는 질문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애초에 지금도 반쯤은 취미같은 느낌으로 알고리즘 문제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계속 PS는 할듯한데, 그때 가서
같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하는 선까지는 icpc등등에 계속 도전해볼 것 같고, 앞선 산업기능요원과 맞물려 해당 기간동안 준비를 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보다 잘 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사실 "개발을 잘 한다" 라는것은 굉장히 추상적이기에, 내가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조금 고민해본 결과 몇가지의 액션 플랜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해볼 예정입니다.
이것저것 제가 불편했던 점이 있었기에 개발해볼 예정입니다. 고민 및 기획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프로젝트 크기를 작게 제한했습니다.
간단한 프로젝트를 많이 "완성"하는걸 목표로 잡아볼까 합니다. - 디자인패턴을 좀 공부해볼까 합니다.
PS를 하다보니 너무 중구난방인 소스코드를 작성하게 되는 감이 있습니다.
객체지향적인 코드를 작성해볼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 산기요로 자리를 잡습니다.
개발으로 돈받는 경험만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2025 상반기 내로 자리잡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고정적으로 시간을 투자합니다.
과유불급이라는걸 온몸으로 느낀 한 해였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기획을 작게 잡은 만큼 시간을 고정적으로 잡아서 백준루틴 뿐만 아니라 개발도 루틴화 해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며
2024년은 헌정사상 최초라는 말을 제 삶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년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글을 쓰면서 날짜를 넘겨 2025년 1월 1일이 되었습니다. 2025년은 45^2 로 여러분 인생에서 아마도 유일할 제곱수 년도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을까요?
매년 매년이 이렇게 특별한 년도입니다. 앞으로 있을 [2026,inf) 년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다들 특별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